시민모임, 하수처리수 산업용수 전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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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시민모임, 하수처리수 산업용수 전환 제안
반도체 '생명수'로…광주 용수 해법 부상
하루 65만톤 재이용 제안…댐 중심 공급체계 대안 주목
  • 입력 : 2026. 08.18(화) 23:24
  • 편집부
하수 방류수를 반도체 용수로 추진하는 시민모임이 발표한 일부 내용 [사진=시민모임 자료 캡쳐]

[파이낸셜포스트/호남취재본부=위종선 기자]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대규모 산업용수 확보를 놓고 하수처리수를 반도체 용수로 재이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생활하수로 쓰고 버려지던 물을 고도처리해 반도체 공정에 다시 투입하는 '물 순환형 산업단지'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물 다소비 산업이다. 웨이퍼 세정부터 냉각, 공정설비 운영까지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고, 특히 제조 과정에서는 불순물을 극도로 제거한 초순수(UPW)가 사용된다.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필요한 수량뿐 아니라 일정한 수질의 원수를 연중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용수를 하루 65만톤 규모로 보고 동복댐을 비롯한 기존 댐과 농업·발전용수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주 제1하수처리장의 재이용수 하루 30만톤도 예비 수원으로 제시돼 있다.

하지만 '하수 방류수를 반도체 용수로 추진하는 시민모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하수처리수를 보조 수원이 아닌 핵심 수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에서 발생하는 하루 약 65만톤의 하수 방류수를 고도처리해 반도체 산업용수로 공급하면 댐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단지와 하수처리장의 거리가 짧아 장거리 도수관로 건설에 따른 비용과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수처리수의 반도체 산업 활용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정부는 이미 경기권에서 화성·오산 하수처리수를 재생해 하루 12만톤 규모의 물을 삼성전자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에 공급하는 1단계 물 재이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정부와 지자체, 삼성전자는 수원·용인·화성·평택·오산 등 5개 하수처리시설의 처리수를 반도체 생산용 공업용수로 공급하기 위한 협력에도 나섰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사례로 고도처리한 재이용수인 'NEWater'를 산업용수로 공급하고 있으며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가 실제 생산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공공기관 PUB 자료에는 반도체 기업 SSMC가 2003년부터 NEWater를 웨이퍼 생산에 사용한 사례가 확인된다.

기술적으로는 하수처리수를 곧바로 반도체 제조라인에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인 고도처리가 전제된다. UF·RO 등 막여과와 유기물 제거, 이온 제거, 자외선 처리 등 복수 공정을 거쳐 공업용 재이용수를 만든 뒤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수질에 맞춰 추가 처리하는 방식이다.

시민모임은 RO(역삼투막), UF(한외여과막), EDI(전기탈이온), AOP(고도산화) 등 현재 상용화된 수처리 기술을 조합하면 유기물과 이온, 미생물 등을 단계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하수 방류수를 초순수 제조 원수로 활용하는 데 기술적인 장벽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쟁점은 '가능하느냐'보다 '어떤 수질과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맞춰질 전망이다. 실제 반도체 기업이 요구하는 원수 수질과 하수처리수의 계절별 수질 변동, 고도처리 비용, 막 오염 관리, 비상시 대체 수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동복댐 증고 등을 통해 하루 30만톤의 추가 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복댐 유역의 유출량을 고려하면 기존 공급량을 제외하고도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시민모임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가능성을 고려하면 댐 중심의 용수 확보보다 매일 일정량 발생하는 하수처리수를 적극적으로 재이용하는 것이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동복댐은 2022~2023년 가뭄 당시 저수율이 8.28%까지 떨어진 경험이 있어 댐 증고와 별개로 산업용수 공급원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시민모임은 용수 문제를 넘어 물산업 육성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초순수와 하수 재이용 과정에 필수적인 멤브레인 필터를 지역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광주에 수처리·필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하수 방류수를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수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 확보와 함께 기존 수자원 부담 완화, 물 재이용 산업 육성이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결국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물 문제는 '어디에서 더 끌어올 것인가'와 함께 '이미 사용한 물을 어디까지 다시 쓸 것인가'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하수처리수를 예비 수원이 아닌 반도체 산업의 핵심 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제성·수질 안정성 검증이 향후 용수 공급계획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부 flash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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