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지역시민사회가 동부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도의 단일의대 공모 철회'를 촉구했다.[사진=본보 DB]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순천시민단체가 지역갈등을 초래하는 전남도의 단일의대 공모 철회를 촉구했다.

순천시 주민자치협의회를 비롯해 순천대학교 총동문회, 순천시 어린이집연합회 등 16개 단체는 2일 전라남도 동부지역본부 앞에서 전남도 단일의대 공모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 단체는 “동·서 갈등만 부추기는 전라남도의 의대 공모 방침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전남는 행정의 기본이 되는 공정성을 전혀 담보하지 않고, 아니면 말고식의 밀어붙이기식 공모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180만 전남도민이 납득하는 합리적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특히 단체는 “전남동부권은 석유화학 및 제철 등의 국가중추 산업단지로 산업재해 위험이 비일비재하고 있으며, 대형 사고도 전남동부권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동부권은 인구수나 도시의 규모가 서부권보다 월등해 전남도 산업경제의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도청, 경찰청, 교육청, 혁신도시 등 주요 공공기관은 서부권에 자리잡고 있어, 심각한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이들은 “전남도에서 실시한 전남권 의과대학 설립 용역 결과를 비공개로 추진하면서 특정 지역에 유리한 공모 결과라는 의구심을 들게 만든 것은, 전남도가 어떠한 명분과 객관성, 공정성을 담보하지 않고, 밀실행정을 추진하는 것이며, 전남도의 특정 지역 편들어주기 꼼수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은 결국 전남도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체은 “전남도의 짜고치는 고스톱 행태의 정치 논리는 공모를 통해 누가 선정되어도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의대 설립은 이미 특정 지역에 설립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남도 의대 설립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고 질타했다.

또 단체는 “전남도의 어떤 정치적 꼼수가 있는지 몰라도 순천이 소지역주의나 일삼아 30년만의 기회를 무산시켰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동서 갈등을 유발시키는 모양새는 전남도 의대 설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거론했다.

특히 단체는 “전남도는 동서의 치열한 유치경쟁을 잠재울 정치력과 행정력을 투입해야 함에도, 오히려 지역간 싸움을 부추켜 오랫동안 간절하게 염원했던 전남도 국립의대 설립을 목전에 두고 찬물을 끼얹는 훼방꾼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16개 단체는 “도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의대는 정치적인 목적이 아닌 명확한 극거와 객관성을 갖고 도민들의 요구와 필요가 있는 곳에 설립돼야 한다”며 “동부권을 지역이기주의로 모는 전남도의 행태에 대해, 우리는 여수시, 광양시, 순천시, 곡성군, 구례군, 고흥군, 보성군의 동부권 도민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남 동부지역본부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용역을 추진하겠다는 전남도의 발표에도 지역 상생의 길은 모색하지 않고 갈등만 키워가고 있다"며 "지금은 전라남도 국립의대 설립을 위해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도록 온 도민과 관련 기관·단체에서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 대학 선정을 넘기면서 시간을 허비하면 의대 신설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정부 요청에 따라 공모를 통해 정부에 추천할 대학을 선정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용역 추진은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 위탁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